창간취지문
불교는 깨침을 이뤄 평안한 삶을 얻으려는 종교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불교는 붓다가우따마 싯다르따의 수행으로 얻은 깨침의 전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그것을 바르게 이해하고 설명하며 논의하는 지면이 논문이고 그곳을 모아놓은 책자가 학회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관련 학회지는 불교 관련 학문을 집성하는 무대일 것입니다한국의 불교계에는 1960년대 이래 불교학보나 한국불교학과 같은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학회지를 비롯하여 최근까지 적지 않은 학회지가 각각의 특성에 걸맞은 논문을 집성해 출간되고 있습니다.

특정 학문이나 사상을 표방하나 현실은 각 학회지의 특성이 담긴 논문만이 집성되지 않고 불교 관련 다양한 논문이 집성되고 있다고 보입니다그 결과 학회지의 고유성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관련 학문이라면 역사 철학이든실용 철학이든 그것들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그렇지만 학회지의 제호에서 모모학모모사상 등으로 그 범주를 표명하고 있으나 제호에 연관된 논문만 실을 수 없는 저간의 사정은 대개 비슷할 것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학회지가 너무 많다고 하는 분도 있고어떤 분들은 불교계 학회지가 더욱 늘어야 한다고 합니다서로 다른 두 주장은 다 설득력이 있을 것입니다학회지가 많다 보니 학회지의 특성과 거리가 있는 논문들이 실리게 되고학회지가 늘어나면 날수록 다양한 논변들이 활발하게 발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불학은 사단법인 세계불학원(世界佛學苑)의 기관지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세계불학원은 붓다의 학림이라는 뜻으로붓다에 귀명하는 나모붓다야” 칭명을 인사로 주고받으며 붓다를 이루는 학문을 하자는 뜻으로 시작한 단체입니다.

불교학이 붓다의 가르침을 주로 탐색하는 학문이라면 불학은 붓다를 탐색하고 붓다가 되는 실천을 주로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불학에서 세계는 시간과 공간을 지칭하는데 바로 지금 여기서 하는 불교라는 의미입니다해서 세계불학 은 시간적으로는 지금공간적으로는 여기서 붓다를 이루는 데 관련한 논문을 집성하고자 합니다혹자는 힐난할 것입니다그것은 일반 불교학과 무엇이 다른가힐난은 어느 정도 타당합니다.

세계불학의 불학은 교리와 그 실천을 둘이 아닌 하나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오늘날 한국불교는 교학은 현장의 스님이나 신도들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논문이 발표되고 있습니다실천이 전제된 논문이 적다는 것입니다.

붓다의 깨침이 다른 이들의 깨침으로 활용될 때 불교가 되었듯이 불학은 나만의 깨침이나 지식으로 머물지 않고 다른 이들의 깨침에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그 과정에서 세계불학은 불교 교학의 실천 의례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어떻게 불교할 것인가의 대답은 간명합니다붓다의 가르침이 연기(緣起)ㆍ중도(中道)ㆍ사성제(四聖諦)라고 한다면 그것을 내가 어떻게 실천하고 다른 이들이 실천하게 하는가이것에 대한 우리의 실천이 의례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불교의 실천은 칭명의 경례에서 시작하여 예참과 헌공(獻供및 시식(施食), 송경(誦經등이 있을 것입니다이것은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붓다는 붓다의 제자들에게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曠野鬼神]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하며 그들에게 시식(施食)하도록 하였습니다붓다의 제자들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공양 때마다 헌식을 하여 시식합니다불교의 식당작법(발우공양)은 불교 수행의 극치입니다

그런데 특정 시기에만 하는 형식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또 적지 않는 불교 실천의 불교 의례는 소임자들의 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조석에 사찰의 전각에 모시고 있는 교주 붓다께 문안 인사를 드리며 정진하는 예경과 송주 의례는 불교 수행자의 일과이지만 이마저도 소임자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국가의 위탁으로 행해지는 국행(國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의례에 있어서는 더욱 심합니다.

이즈음에서 세계불학의 성격은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교학을 실천하는 학문을 하자는 것입니다지금 여기서 분명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논의하고 그와 같은 수행을 하신 분들을 조명하는 것입니다.

세계불학을 창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몇 차례의 지연이 있었으나 2022년 11월 말 창간호를 발행하였습니다본 학회지는 게재 여부와 상관없이 적정 시기에 투고한 논문에 대해 투고료를 지불하고게재된 논문은 게재료를 지불하며논문 심사는 편집위원의 추천과 회의 등으로 선정하며, 편집위원 회의비를 지불합니다. 

책자는 소수만 제작하고인터넷에 책자 출력 화일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창간호를 시작으로 향후 5, 11월의 말일에 연 2회 가멸차게 발간해 나갈 예정입니다.

사단법인 세계불학원의 실천 불학을 위한 담론의 장인 세계불학은 사단법인 세계불학원 회원들의 후원과 회비로 간행되고 있습니다동참자들의 거룩한 뜻과 정성으로 간행하는 이 사업은 더 없는 불사(佛事)일 것입니다.

사단법인 세계불학원의 학회지 세계불학은 참여 연구자들이 중심이며이 뜻에 동조하는 연구자들의 우수한 논문들이 실리는 학회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함께하시는 분이나 뜻에 동조하는 분들의 질정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2023년 12월 10일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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