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공지
예경의 내용과 형식
관리자 2024.01.27 35
예경의 내용과 형식

“형식 없는 내용은 무의미하고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다. 형식은 내용에 의미를 부여하며 내용을 완성시켜 준다.”(손종흠/2000)라고 한다.

이 내용과 형식을 불교 수행의 첫 관문인 예경에 대입해 보면, 의미라는 내용과 몸짓이라는 형식이 잘 드러난다.

‘예경’에서 예는 존경하는 이에게 올리는 예절이다. ‘예’는 예절, 예도, 도리 등으로 불리고, 경은 공경한다는 의미로 예의 내용이고 예는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공경하는 마음은 예라는 형식에 담길 때 그 의미가 빛난다. 수행자가 행하는 예경에는 수행의 기초가 된다. 예라는 것조차 허상이므로 붓다를 만나면 붓다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인다는 ‘殺佛殺祖’도 있다.

그렇지만 ‘살불살조’조차도 하나의 관념일 뿐이다. 수행자의 첫째 덕목은 이 예경이라고 할 수 있다. 예경의 예와 경이 자기 발전과 인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는 토대가 된다.

이 예경이 수행의 기초라는 것을 증명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남방불교의 예경문이나 우리 불교 의궤의 하나인 불자필람의 첫째 항목들이다. 남방불교의 그것은 “나모 따사 바가바트 아라핫트 삼먁삼붓다샤”의 예경이고, 불자필람의 그것은 예경편으로 직조되었다.

붓다에 대한 공경심이나 상대에 대한 공경심은 예라는 형식으로 드러날 때 의미가 있다. 공경하지 않고 예를 하는 것은 내용이 없는 형식으로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하고, 공경하나 예를 하지 않는 것은 내용은 있으나 형식이 없으므로 무의미한 것이다.

이것은 평상의 일상에서도 유의미하다. 가정이나 직장을 막론하고 이것은 적용된다. 가족 간이나 구성원 간에 서로 존경하며 존경의 예를 표해야 한다.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예는 갖추나 공경심이 없으면 공허한 껍데기이고, 서로 존경하나 예를 갖추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이다.

신앙행위나 수행이나 인간관계에도 이 예경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예경의 예나 경이 없으면 참된 관계나 참된 수행자라고 할 수 없다. 마음으로만 공경하는 것으로 그쳐서도 안 되고, 몸으로 열심히 절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가족이나 구성원들이 서로 존경한다면 예를 갖춰야 한다. 서로 예를 갖추고 서로 공경해야 한다. 그럴 때 그것은 고통이 없는 정토가 된다. 산티찰토가 된다.

정토의 첫 걸음은 이 예경에서 출발한다. 다름과 차이를 자신과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내 안의 나를 극복할 수 없는데,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예경이다.

그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불교는 오분법신의 향으로 소통하고 있다. 불교의 오분향례는 그것을 실현하는 예경인데, 향을 사르며 거기서 나오는 향을 계정혜 해탈 해탈지견의 오분법신의 향으로 전환한다.

예경의 위대함은 내용과 형식의 일치에서 시작하여 나의 하심과 타자와의 불이를 오분의 법신향기로 대체한다. 형식과 내용의 합일, 그것의 여실함이 예경에 있다. 다른 그 어떤 논리보다 앞서는 것은 나모의 예이다.

나모의 대상은 지극히 공경을 올리는 존재이다. 그것이 오분법신으로 나타날 때는 자타의 불이이다. 예와 경의 실천이 나를 다시 하는 첫 행로라고 할 수 있다.

예경 살바야, 나모살바야이다.

빠라미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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