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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관리자 2024.02.09 39
명절

전통사회에서 의미 있었다고 할 수 있는 명절이 현대 사회에서는 휴일로 여겨져 가는 경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해가 시작되는 날 윗사람에게 인사를 드리고, 나아가서는 조상님들께도 인사드리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차례 차례 인사를 드리므로 차례라는 어휘가 등장했다.

혹자는 차례(次第)를 다례(茶禮)고 주장하나 다례는 다례이고, 차례는 차례(次第)이다. 차례대대로 웃대에 제사의 형식으로 인사드리거나 세배의 형식으로 예를 올리는 것이다.

해가 바뀌었으니 세배를 드리는데 같은 항렬의 경우는 단배라고 하여 맞절을 올린다. 오늘날 정당이나 단체 등에서 단배로 새 해의 시무식을 시작한다.

새해라고 무엇이 다르겠냐만 반복되는 해의 시작날을 정해놓고 지난 날의 구원을 해소하고 은혜에 감사드리며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한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절기는 마디인데 명절 또한 마디이다. 새해 명절은 문화권마다 다르다. 양력 1월 1일을 새해로 보는 서양과, 음력 정월을, 우리의 음력 2, 3월의 초하루나 보름을 새해로 시작하는 곳들도 많은 것 같다.

지구의 공전과 달의 그것에 따라 이뤄지는 것을 바탕으로 성립된 역법은 인류의 위대한 발견의 하나이다. 그 원리에 따라 시작과 끝을 상정하고 시간을 나눈다.

또 한 해의 시작 날에 사람마다 의미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쉬는 날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쉬는 날이면 더 좋을 수 있다. 잘 쉬며 재충전해서 더욱 힘차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면 될 터이니까.

일체 물생은 태어났으니 생의 주기, 곧 삶을 마감하고 죽는다. 하나 생명 있는 그 어떤 존재들도 살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살고 싶어한다.

행복하게 하루라도 더 오래 살고 싶으면 몸과 마음의 절제를 익히면 좋지 않을까 한다. 돈이나 명예, 음식 등 일체의 탐욕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아니면 하지 않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열심히 하는 것이 어떨까.

명절의 예를 최소한만 갖추고 다른 형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것은 과감히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자유의 시작이고 해탈의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내가 해야 할 최소한의 것만큼만 하고 살아도 번뇌는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명절 전날 작은 집의 향적대에서 식구들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무능한 서생은 서재에서 글을 읽고 글을 쓰며 논제에 유락한다. 사위는 더 없이 적막하다.

빠라미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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