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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의례 봉사자]의 몸가짐
관리자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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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의례 봉사자]의 몸가짐
공부하는 학인이, 옛날로 말하면 선비는 어떻게 몸가짐을 가져야 할까. 연구 대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諦觀] 깊이 사유하고 [專精思惟] 논문을 완성해야 하는 학인이 자신의 학문을 완성하려면 평소 어떤 몸가짐이 필요할까. 여러 가르침이 있겠지만 <예기 옥조편>의 아홉 가지 몸가짐이 참고될 수 있을 것 같다.
“군자의 위의는 여유가 있고, 침착해야 하며, 존자를 뵐 때는 공손하고 방종하지 않아야 한다. 또 걸음걸이는 가볍게 올려서 옮기지 않으며, 손의 모양은 공손하게 움직이며, 눈의 시선은 단정하다. 또 입의 모양은 함부로 움직이지 않으며, 목소리는 고요하고, 머리의 모양은 곧으며, 호흡할 때는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한다. 서 있는 모양은 엄연하고, 얼굴빛은 엄숙하며, 앉을 때는 시(尸)와 같이 바로 앉는 것이다. 君子之容舒遲, 見所尊者齊遫. 足容重, 手容恭, 目容端, 口容止, 聲容靜, 頭容直, 氣容肅, 立容德, 色容莊, 坐如尸.” <玉藻第十三>
혹자는 고리타분하다고 일언지하에 거부하거나 읽어보려고 하지도 않을 수도 있겠지만, 공부하는 학인이 처신하는 데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발걸음을 가볍게 하지 말라 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발걸음을 가볍게 하지 말라는 것을 실천하면 실내에 들어설 때 신발을 함부로 벗어놓지 않게 된다.
또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가 아름답다고 한다. 사람이 머물다 보면 아무래도 흔적을 남긴다. 사람이 앉았던 자리에는 크고 작은 쓰레기나 먼지들이 유난히 남게 된다. 나와 남을 가릴 수도 없다. 사람이 머물던 교탁 아래를 청결하게 하려고 청소를 자주 하지만 늘 깨끗하지 못하다. 머물던 자리를 아름답게 하는 첫 번째는 원래대로 해놓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전기코드 등 기물을 사용했으면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하고 가능하면 의자를 사용했으면 원래대로 돌려놓고 떠나야 한다. 사용하고 남은 것(쓰레기)은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이 쓰레기를 줄이는 데 좋다. 나 하나쯤이야 하며 분류하여 배출하지 않으며 이미 분류한 재활용 쓰레기를 다시 분류해야 해서 다음 사람의 일을 만들어 준다.
성사성사(成事成事) 생사생사(省事省事)라는 말이 있다. 일을 만들며 일이 되고 일을 줄이며 일이 줄어진다는 것이다. 무심코 행한 나의 일이 상대의 일이 되기도 하고, 내가 일을 줄여 놓으면 상대의 일이 줄어들기도 한다. 그러려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또 사사경(事事敬)이라고 해서 일을 할 때는 공손히 하라는 것이다. 분리 배출이나 원고 작성 등의 글쓰기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글쓰기는 글자를 모아 문장을 만들어 문장으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다. 해서 글쓰기는 학문행위도 되지만 정치행위이기도 하다.
단지 그것이 사회구성원에게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질 뿐이다. 자신의 언어와 견해가 얼마만큼의 무게가 있는가는 자신의 위치와 역량과 직결된다. 오늘은 칠석이다. 칠의 숫자가 만나는 날이다.
동양문화권의 우리나라에서는 양수가 만나는 날마다 생활의례를 성립시켰다. 1월 1일의 원조, 3월 3일의 삼짓날 5월 5일의 단오, 7월 7일의 칠석, 9월 9일의 중양절이 그것이다. 거기다 더해 만월의 주요 날마다 농경문화와 조상숭배문화에 걸맞은 의례문화를 성립하였는데, 정월보름, 7월 보름, 10월 보름이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칠석에 대해서는 달리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 글의 주제는 학인의 몸가짐 구용으로 나를 다잡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몸이 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은 학인이라고 할 수 없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 몸에 밴 대로 행동하며 나를 다시 하는 데는 장애가 되어 나의 공부를 더디게 할 수 있다.
나모붓다야
2020.08.2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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